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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이상한 딸과의 우주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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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AY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6-09-0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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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www.ddanzi.com/622749845
게시판: 자유게시판 · 작성자: 최메이 · 작성일: 2020-05-15 09:24
첨부: 원본 사진 1장, 본문+댓글 99개 PDF 아카이브 1부 (원본 삭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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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에 관한 뉴스를 보는데 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건 아주 다행이란 말이죠?”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다행이라니?”

“방금 아빠가 그랬잖아요.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한숨 돌리게 됐네’ 라구요.”

“내가 그랬어?”

나도 모르는 혼잣말을 그냥 놔두지 않는 딸입니다. 

“우리는 좀.. 약간 가난한 거죠? 아니면 좀 많이?”

“글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탄자니아 아이들이 볼 때는 부자일 수 있다는 말이죠?”

“비슷한 느낌이네. 물론 탄자니아 부자보다 우리가 더 가난할 수 있겠지. 하하”

“그럼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음... 아마도 너는 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딸부자란 말이 맞다면 나도 이미 부자겠네.”

“딸부자는 뭐에요?”

“딸이 많다는 의미야. 보통 많이 가졌으면 부자라고 하거든.”

“둘 밖에 없는데두요?”

“둘은 적은 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죠.”

“사실 이건 비밀인데... 우린 아주 완벽하게 부유해.”

“정말요?”

우리가 부자임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괜히 뜨끔했습니다. 

“물론이지. 증거를 댈 수도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네가 꼭 알아야 할 게 있어.”

“그게 뭔데요? 얘기해주세요.”

“먼저 우주가 얼마나 큰지 알아야 해. 그건 내가 말로 설명할 수 없어. 네 스스로 알아야해.”

“알겠어요. 이럴 땐 인터넷이 있으니깐요.”

딸은 오래지 않아 모르고 있던 정보를 얻어 옵니다.

어쩐지 맥이 빠진 모습으로 터덜터덜 다가와 말합니다. 

“아빠... 우주는 생각보다 아니 아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크네요. 절망적이에요.”

“그치? 크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커서 속상해.”

“속까지 상할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얼마나 큰지... 끝에는 뭐가 있는지... 새로운 우주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잖아. 그래서 속상해. 그 비밀을 알 수만 있다면 15년뒤에 하늘나라에 가도 좋아.”

“비밀은 풀리지 않을 테니까 다행이네요. 그럼 증거는 뭐에요?”

“우주는 그렇게 큰데 그속에 있는 지구는 어때 보이니?”

“실망스러울 정도로 작죠. 아주 요~~ 따만 할걸요?”

작은 두 개의 손가락으로 만든 최대한 작은 틈을 찡그린 눈과 함께 보여줍니다. 

“그렇지. 우리는 그렇게 작은 곳에서 모여 살고 있어. 너의 옷, 머리핀, 인형도... 신발, 책상, 냉장고, 자전거, 하모니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도 넓은 우주에서 온 게 아니라 이 작은 지구에서 찾아낸 물질들로 만들어낸 거야.”

“아~ 물질! 그런데 그게 증거에요?”

“증거의 시작이지.”

“그럼 증거의 끝은 뭐에요?”

“잘 생각해봐. 자전거 바퀴를 만들려면 고무가 필요해. 고무를 얻기 위해서는 아마도 고무나무가 필요하겠지? 그런데 지구에 고무나무가 100그루밖에 없다고 생각해봐. 자전거 바퀴가 필요한 사람은 10,000명 넘는다면? 어떻게 될까?”

“음... 얼마 전에 얘기했던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

“그럴 수도 있겠지. 고무나무만 그런 게 아니지. 금이라는 광물 있잖아. 금덩이! 그건 지구에 조금밖에 없어서... 게다가 찾기도 어려운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엄청 많은 거야. 그러니까 가격도 아주 비싸진 거지.”

“아빠도 금이 갖고 싶죠? 금이 있으면 진짜 엄청난 부자가 되니까요.”

“아니... 나까지 갖고싶어 하고 또 갖으려 하면 언젠가 전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난 금을 양보하는 중이야. 금을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 그렇게 생각하면 되군요. 하지만 고무나무는! 우린 이미 자전거가 있어요. 여기 이것도 고무잖아요. 맞다! 지우개도 고무 아녜요? 고무, 고무! 아! 우리 집에 이렇게 고무가 많다니!!”

다다다 속사포처럼 말하며 놀란 듯 절망하는 표정은 이 녀석의 시그니쳐입니다. 

“그래 맞아. 우린 누군가 필요한 고무나무를 차지한 거야. 물론 돈을 내고 정당하게 산 거지만... 우리보다 고무나무가 더욱 필요한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넌 어떨 것 같니? 괜히 우쭐해지지 않을까? ‘네가 없는 걸 난 가지고 있지!’ 하면서...”

“저는 그냥 고무나무를 그 사람에게 줄 것 같아요. 저보다 더 필요하니까요.”

“근사한 생각이네. 하지만 아깝지는 않을까?”

“왜 필요한지 들을 수만 있다면 괜찮아요.”

“그건 아마 말해줄 거야.”

“그런데 그게... 우리가 부자인 증거?”

“응. 증거 맞아. 넌 방금 네가 가지고 있는 걸 다른 사람에게 그냥 준다고 했잖아. 누군가에게 네가 가진 걸 주고 네가 가지려고 했던 걸 양보하고... 그런 건 부자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거 아닐까?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다면 그런 생각도 할 수 없잖아. 하고 싶어도 말야.”

“아~ 그렇겠네요.”

“지구는 너무 작고 그 안에 있는 물질들은 풍족하지 않아서 누군가 많이 가지면 누군가는 적게 가질 수밖에 없어. 

“공기처럼 모든 게 공평하면 좋을 텐데요. 물도 그래요. 우리는 많지만 아프리카에는 별로 없어요.”

“맞아. 지구에서 살려면 서로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해. 더 많이 갖고싶다는 생각은 누군가에게서 무언가를 더 빼앗는 것이랑 비슷한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우린 정말 많은 걸 가지고 있지 않니? 오늘부터는 네 책상도 생겼잖아.”

“어쩐지 책상이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생기는 책상이네요.”

“하하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이 책상이 꼭 필요한 누군가도 지구에는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 돼.”

“뭔가 증거인 것 같지만 복잡한 기분이네요.”

‘아! 그나저나 우주는 진짜 왜 이렇게 큰 거야...’ 

푸념하며 돌아서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사실... 나... 금이 있었으면 좋겠어. 딱 500그램 만이라도...’ 고백합니다. 

언젠가 딸아이가 한껏 들뜨고 놀란 표정으로 했던

‘아빠! 00네 아빠 차에서는 하늘이 보인다요! 구름이 보이는 차다요!’

그말이 꼭 부채처럼 마음에 남아 있거든요. 

선루프가 두 개나 있어 하늘을 두 개나 볼 수 있는...

그런 카니발을 타고 별 많은 밤하늘을 찾아 떠나는 상상을 습관처럼 하다가도...

‘나보다 카니발이 더 필요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난 그저 양보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익숙하게 속이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말과 생각의 충돌을 줄여야 합니다. 

입만 산 부끄러운 아빠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언젠가 저만큼 커진 저 녀석이 피식 웃으며 

‘진짜 금이 싫다구요? 진짜?’ 옆구리 쿡쿡 찌를 그럴 때 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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